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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이야기/Talking about Wine

명화와 와인레이블의 만남

by 아리수 크리스틴 2021.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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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eau Mouton Rothschild 2007 Bordeaux Red Blends from Pauillac, Bordeaux, France

 

명화 레이블로 유명한 샤토 무통 로쉴드(Chateau Mouton Rothschild) 2007 레이블을 보면, 외인 레이블도 명화가 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보르도 메독의 1등급 와인 샤토 무통 로쉴드의 필립 드 로쉴드 남작 Baron Philippe Rothschild)은 1924년에 최초로 샤토에서 와인을 병입 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당시 유명한 포스터 디자이너인 장 카를뤼(Jean Carlu)에게 특별한 레이블 디자인을 의뢰했다. 이를 계기로 로쉴드 남작은 무통 로쉴드 레이블에 명화를 넣기 시작했는데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의 종료와 승리를 축하하는 필립 줄리앙의 그림을 시작으로 초기엔 주로 남작과 친분이 있던 화가들이 작품을 맡았다. 와인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에 큰 영향력을 끼치는 로쉴드 가문은 1955년 조르쥬 브라크부터 당시 현대 미술의 대가인 살바도르 달리, 세자르, 샤갈, 피카소 등에게 의뢰하기 시작했고 이 전통은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샤토 무통 로쉴드라 불리는 캔우드 빈야드(Kenwood Vineyards)의 아티스트 시리즈(Artist Series)도 명화를 와인 레이블을 만든다. 캘리포니아 소노마의 유명한 프리미엄 와이너리인 캔우드는 1978년 최고급 카베르네 소비뇽 베이스의 와인에 어울릴 만한 최고의 미술 작품을 레이블에 넣었다. 아티스트 시리즈는 레이블 이미지에 대한 제한이나 규칙은 없지만 인상주의 혹은 현대주의의 경향이 강한 작품이 대부분이다. 피카소가 연인인 자클린을 모델로 그린 1989년 Jacgueline을 비롯해 2003년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와 같은 세계적인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2003 Kenwood Vineyards Artist Series Cabernet Sauvignon

 

1997 Kenwood Vineyards Artist Series Cabernet Sauvignon

 

Leeuwin Estate Art Series Chardonnay 2017

고급 와인을 위해 레이블 디자인도 특별해야 한다는 생각은 호주 와인 중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호주 서부, 마가렛 리버에서 생산되는 르윈 에스테이트(Leeuwin Estate)의 아트 시리즈(Art Series) 특히 샤도네이 화이트 와인은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신대륙에서 생산되는 최고의 화이트 와인이란 찬사를 받을 정도로 품질이 뛰어나다. 아트 시리즈는 르윈에서 생산되는 최고급 라인으로 매해 주목받는 현대 호주 화가들의 그림들을 주로 사용한다. 특히 와인이 가진 특성과 스타일이 레이블 그림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는 게 눈길을 끈다.

아트 레이블이라면 이태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토스카나의 와인 명가, 몬테베르티네(Montevertine)의 레 뻬르골레 또르테(Le Pergole Torte)는 와인만큼이나 레이블의 명성도 높다. 세계적인 일러스트레이터로 알려진 이태리의 알베르토 만프레디(Alberto Manfredi)가 그린 여인의 초상을 1982년부터 레이블에 담았는데, 모던 스타일의 레이블 속 여인들처럼 와인 또한 이태리 토착 품종인 산지오베제(Sangiovese) 100%로 총 24개월 동안 오크 숙성을 거쳐 우아하면서도 세련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대가의 작품을 와인의 레이블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바로 피에몬테의 라 스피네타(La Spinetta)에서 생산되는 바르바레스코(Barbaresco)이다. 오너인 조르지오 리베티(Giorgio Rivetti)가 독일 르네상스 회화의 완성자라고 불릴 정도로 유명한 화가이자 판화가인 알프레흐트 뒤러(Albrecht Durer)를 존경해 뒤러의 유명한 목판화, 철갑 코뿔소를 레이블에 사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와인의 스타일이나 특성에 어울리는 레이블 디자인을 추구하는 것은 레이블만으로도 와인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의도가 숨겨져 있는것이 아닐까? 심혈을 쏟아 만든 최상급 와인에 유명한 화가의 작품을 레이블에 넣음으로써 와인의 가치를 한층 더 상승시키고자 하는 취지일 것이다. 그러하기에 이런 와인은 아직도 비티지로 고가에 판매되고 있고, 수량도 한정되있어 구히기 여간 어렵지 않다.

여기 시드니는 비가 오고 있다. 오늘밤처럼 비 오는 날엔 품격 있는 와인 한잔을 마시며 잠에 들고 싶어 지는 건 너무 감성적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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