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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이야기/Stories of Music

Solveig's Song

by 아리수 크리스틴 2020.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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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inter may pass and the spring disappear,
and the spring disappear
the summer too will vanish and then the year,
and then the year

 

but this I know for certain,
that you’ll come back again,
that you’ll come back again
and even as I promised,
you’ll find me waiting then
yes, even as I promised,
you’ll find me waiting then,
you’ll find me waiting then

 

겨울이 떠나고 
봄이 지나고,
그래 여름이 서툴고
해가 지나고 
그래, 해가 지나고 
당신은 제게 돌아오겠지요
분명 당신은 제게로 

저는 약속했지요.
진정 당신을 기다립니다.

신의 가호가 있기를

당신이 아직 태양을 보신다면
신의 축복이 있기를
당신이 그분께 무릎을 꿇는다면
저는 당신을 기다립니다.

당신이 제 곁에 오실 때까지
당신이 제 곁에서 기다리신다면
그곳에서 만나겠지요

https://youtu.be/FuoVnqdFjVE

 

난 삶에 지칠 때마다 꿈꾸는 장소들이 있다. 
한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마치 오래 전에 가 본 듯한 기시감을 갖게 해주는 지명들...
그곳은, 햇살이 따사롭고 적당한 온도의 바람과 대기가 얼굴을 간질이는 그런 낙원은 아니다.
오히려 나의 쓸쓸함을, 나의 우울을 확연하게 드러내 줄 배경같은 곳.
그래서 나의 아픔 쯤은 하찮게 여겨지게 될 그런 곳...
그 지명들 중에, 저 북구의 나라, 노르웨이가 있다.

거친 툰드라와, 밤을 밝히는 백야와
피요르드해안을 파고드는 찬 바닷물과 짙푸른 숲을 그늘처럼 드리우고 있는 나라...

내가 아는 노르웨이는 이 정도에서 겨우 뭉크와 입센과 그리고 그리이그의 이름만 떠올리는 정도이다.




그 겨울이 지나 봄은 가고, 또 봄은 가고,
그 여름이 가면, 더 세월이 간다,
세월이 간다. 아, 그러나
내 님이여, 내 님이여...
나 마음을 다하여 기다리노라, 기다리노라 

 


차가운 북풍이 볼을 타고 내리는 눈물을 식혀줄 것 같다.

기다림. 모든 존재의 숙명적인 굴레. 이 노래를 처음 듣고 입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렸다.

...기다리노라...기다리노라...내 마음을 다하여....나의 오랜 기다림은 바로 그때부터 시작이 되었을 것이다.

무엇을? 끝내 오지 않을 미래를, 미래속의 풍경을, 그 풍경 속의 한 사람을. 한 사람이 가지는 우주를, 우주 속의 이 모든 것을.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는, 오지않을 것들을......

솔베이지의 품에 안긴채 평화로이 누을 감는 페르귄트의 모습이 보인다.

페르귄트를 기다리는 솔베이지의 기다림...
그 길고 긴 기다림은 파도처럼 출렁이며 내 마음을 적셔온다.

<페르귄트 모음곡>은 그리이그가 입센(Ibsen, 1828-1906)의 의뢰에 의해 작곡에 착수하여 각 막의 전주곡 5곡을 포함하여 행진곡, 춤곡, 독창, 합창 등 23곡으로 완성한 곡이다. 

노르웨이 어느 산간마을에 가난한 농부 페르귄트가 살고 있었고 한 동네에 아름다운 소녀 솔베이지가 있었다. 둘은 사랑했고 결혼을 약속했다. 가난한 농부였던 페르귄트는 돈을 벌기위해 외국으로 간다. 갖은 고생 끝에 돈을 모아 고국으로 돌아오다가 국경에서 산적을 만난다. 돈은 다 빼앗기고 고생 끝에 겨우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어머니 오제는 이미 죽었다. 어머니가 살던 오두막에 도착해 문을 여니 어머니 대신 사랑하는 연인 솔베이지가 백발이 되어 다 늙어버린 노인 페르귄트를 맞는다.
병들고 지친 페르귄트는 솔베이지의 무릎에 머리를 누이고 눈을 감는다. 꿈에도 그리던 연인 페르귄트를 안고 '솔베이지의 노래'를 부르며...솔베이지 ... 그녀도 페르귄트를 따라간다.

노르웨이의 작곡가 그리그의 모음곡중 하나. 오지않는 누군가를 기다릴때면 솔베이지 음율이 들린다. 뭐라 단정지어 말하면 그대로 굳어 버릴까 망설여 지는 그래서 더 애닮은 음율 ... 솔베이지


그리이그의 페르귄트모음곡(Peergynt)은 Solveig's Song외에도 많은 곡들이 가슴을 전율을 일으킨다.
<아침 Morning Mood>과 <오제의 죽음 Ase's Death>등, 이미 식상할만큼 유명해진 곡 말고도 북구적인 흥겨움과 정취가 살아있는 1막의 전주곡, 그리고 2막의 잉글리드의 탄식등으로 이어지는 음악은 마지막 페르귄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불렀을 솔베이그의 자장가로 끝을 맺는다.

가끔 이 곡들을 들을 때마다 내 마음은 노르웨이의 공간으로 낮게 비행한다. 
저 북구의 추운 나라...
바다를 바라보면서 기다림의 끈을 놓지 않았던 솔베이그의 나라

시간과 공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그렇게 나는 음악 속으로 떠나는 여행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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